삶이란 겸손, 사랑, 인내로 벽돌을 쌓는 것 아닌가
그대여, 우리 어짜피 이 세상 살면서 
이왕이면 좋은 모습으로 벽돌을 쌓자
쌓을 때는 사랑다운 사랑도 제대로 한번 하면서 쌓자
 
사랑은 바다처럼 품어주는 것 
개울에서 흘러오는 흙탕물도, 산기슭에서 내려오는 오물도 
바다처럼 낮아져서 바다처럼 품어주는 것,
바다처럼 인내하며 바다처럼 품어주는 것
 
낮아짐은 바다처럼 큰 자가 실천할 때 더 존경스러운 것,
사랑은 바다처럼 바쁜 자가 실천할 때 더 아름다운 것,
참음은 바다처럼 파도치는 자가 실천할 때 더 평화로운 것
 
아 위정자들이여, 언론인들이여, 지도자들이여, 나 자신이여
그대들은 진정 낮아져서 벽돌을 쌓고 있는가,
진정 품으면서 벽돌을 쌓고 있는가
 
바다처럼 어서 오라고,
바다처럼 낮아져 바다처럼 늘 최선을 다해 두 팔을 벌리고 있는가
거추장스러운 만추의 미운 낙엽까지도,
길섶 지극히 작은 풀의 상처까지도 진정 품고 있는가
한라산과 백두산의 탄약가루까지도 품고 있는가
 
아 우리 어른들이 먼저 품어야 한다
그래야 우리의 아들딸 왕따가 없다
그래야 우리의 가정 조손가정이 없다
그래야 38선도 없다
 
그래야 우리 아들딸과 후손들의 가슴에도 
바다처럼 
큰 배가 떠다니며, 산호초가 커가고, 고래도 커간다
세계 각처에서 유랑하는 고려인과 조선족들에게도 자부심이 커간다
 
그래야 언젠가 우리 먼나라 갔을 때
하늘아래 후손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
 
우리 아들딸 사는 산천 바라보면서
우린 그때 그러길 잘했노라, 정말 잘했노라 
우린 손뼉치고 웃으면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
 
그래야 
우리의 아들딸들도, 남과 북의 구름도
하루빨리 서로 부둥켜 안고 반가운 눈물로 웃을 수 있지 않겠는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