* 봄 *
만물이 꽁꽁 얼어붙은
겨울의 지루함과 좌절 속에서
봄은 연둣빛 나는 어린 싹들을
신이 보내주신 손님일 것이다
그 축복이 전신을 감싼다해도
느끼지 못한다면….
간이역 같은 짧은 시간이다
봄은 향유할 줄 아는 마음 앞에
더욱 귀한 계절이리라
머지않아 죽으리라는
인생의 막바지에서 봄을 맞이하여
하느님, 제게 다시금
봄을 볼수 있음을 감사 드립니다
봄은 춥고 긴 여울의 억압 속에서
갈망하는 계절의 구세주이다
저 넓고 높은 공간을 아름답게
채색하며 가면서도
새색시처럼 수집어만 하다
봄과 함께 조용히 오시는
부활 하신 주님을 만날 수 있도록
회색빛 고집과 교만의 옷을 벗고
환희가 수 놓인 옷으로 갈아 입자.
186
5
10
